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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연휴에 나의 에이컷을 촬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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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6일 새벽산행을 마치고서 언제나처럼 현상 결과물이 너무 궁금하기만 했다.
내 생각에는 베스트 컷을 촬영한 듯한데 현상 결과물은 어떨지...
일요일 하루 종일 6장의 필름현상을 두 번에 걸쳐서 마무리지었다.
먼저 Tri-X 320 (8*10) 필름 2장을 로디날 1:50 희석액으로 14분 현상을 해본다.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쌍둥이 필름 2장을 이번에는 Stand 현상법으로 다시 한다.
1:100 희석액으로 1시간 10분을 현상해본다.
정착액을 쏟고서 1분씩의 수세를 3번 끝낸 후 만나는 필름...
드디어 나의 에이 컷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5일전부터 일기예보를 주의깊게 살펴보며 주말 3일간의 연휴를 계산해본다.
내 마음대로라면 지리산에서 3일을 보내고 싶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다.
지난 두 달간 거의 매주 부모님을 찾아뵈느라 나의 식솔들에게 소홀히 했고,
토요일에는 모임이 있어서 장거리 산행을 아예 접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서울 근교 도봉산의 나의 포인트산행으로 만족하기로 마음정리를 한다.
일기예보를 보니 전날 눈비로 인하여 오늘은 대물을 노릴만한 기상상태를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바디 무게만 5kg이 넘는 다찌하라 8*10 벨로우즈 카메라를 배낭에 챙긴다.

강풍이 예상되는 데이터인지라 셔터타임 확보를 위하여 고감도필름을 생각한다.
그리고 촬영지 근경이 모두 그늘인 관계로 디테일 확보를 위하여 6개월 전에 구입해 둔 Tri-X 8*10으로 결정하고서
필름 6장을 장전한 홀더 3개를 챙기니 홀더 3개의 무게만 해도 2.6kg이다.

지난 겨울 포인트에서 촬영하자는 제의에 박민기 형님께서 흔쾌히 새벽산행에 동행하시고,
목감기로 힘드셨을텐데...
형님은 아마도 굉장히 힘드셨을 듯 한데...

무리없이 2시간 10분의 오름짓 끝에 신선대에 도착한다.
철 난간과 바위사면에는 지금껏 보아온 도봉산 눈과 상고대의 최고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 겨울에 불어오는 황사가 계획했던 방향의 촬영을 방해할 것 같다.
의정부쪽의 연무 가능성이 보이지 않아 잠시 동안의 토의를 한다.

짧은 선문답 속에 포대능선에서 오늘의 촬영을 하고, 베스트 에이 컷 한 컷을 하기로 약속한다.
신선대 아래 내리막 쇠줄을 만지니 골바람에 온 몸이 얼어붙고 손가락이 내 몸이 아니다.
마음속에 그리던 소나무 이파리의 상고대와 살포시 내려앉은 눈이 최고의 상황이다.

서둘러 삼각대 두개를 펼치고서 카메라를 꺼내는데... 망연자실할 상황이 벌어진다.
지난 5개월간 사용하지 않았던 다찌하라 8*10카메라에 설치된 플레이트가 헤드와 궁합이 맞지 않는...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붙박이 카메라에 안주하며
소홀히 했던 다찌하라 8*10카메라에 미안한 마음 뿐이다.

삼각대 위에 그냥 올려놓고서 촬영하기로 마음을 정하고서 첫 컷을 한다.
옆에 삼각대를 펴놓은 박민기 형님은 회심의 컷을 날리며 플레이트를 빼주신다.
이렇게 촬영한 한 컷이 이 포인트에서의 에이 컷이다.
이 필름은 볼때마다 민기 형님이 생각날 것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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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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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보/재무이사님의 댓글

  ㅎㅎㅎ 저도 예전 카메라 바꿈질 할때에 플레이트가 당연히 꽂힌줄 알고서
삼각대 펴고 촬영하려고 보니 플레이트가 없어서 촬영을 포기한적이 있습니다.
요즈음 서쪽과 북쪽이 상황이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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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래/당산님의 댓글

  부러움이 넘쳐나는데도 축하를 드립니다.저도 지리산에 갔을  때 레일을 안 가져가는 바람에 그 좋은 눈을 눈으로만 보고 내려오는 안타까운 경험이 있었지만 동행이 있으셔서 다행입니다.잘 숙성시켜서 보여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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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기님의 댓글

  고생 많으셨습니다.
년말이다 보니 이제사...
단 한컷에 혼을 불어넣어 완성 시킨 작품 기대 됩니다.
전 아직 현상을 못하고 대기 중입니다....
다은엔 다른 포인트에서 회심의 샸을 한번더 하십시다.

고생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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