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부 히말라야-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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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일차-4월 08/당락-촐라패스-종글라-로부체(2)

30달러의 수호천사
마침 두 사람이 내 곁에 와서는 짐을 세워놓고 휴식을 한다. 다가가서는 우선 혀를 빼물고 지친 표정을 지으며 아이엠 베리 타이어드했더니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그들의 짐과 로부체 쪽을 가르키며 투 로부체?’했더니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로부체라고 답한다

로부체까지 운반하는 짐이란다. 로부체까지 얼마나 걸릴까 싶어 로부체, 원 오어 투 아우어했더니 투 아우어 앤 써리 미니츠한다. 두 시간 반이면 해가 

질 시간이다. 이제 난 결사적이 되었다. 그래서 내 배낭과 카메라가방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짐 위에 얹어 로부체까지 가면 좋겠다고 했더니 역시 빙그레 

웃으며 얼른 받아서 짐 위에 얹고는 간단히 끈으로 묶어버린다. 난 그제서야 20달러 드리면 될까요 했더니 또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젠 살았다

이젠 두글라패스를 문제없이 넘어 로부체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빈 몸인데도 두글라패스는 쉽지 않은 고갯길이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몸이어서 그런가 보다. 쉬며 걸으며 한참을 

헉헉댄 후에야 두글라패스 꼭대기에 올랐다. 꼭대기엔 초르텐과 포터들이 짐을 세워놓고 쉬는 곳이 만들어져 있었다. 먼저 올라온 다른 포터들 몇몇이 쉬고 

있다가 저놈이 웬 놈인가 하는 듯이 나를 쳐다보고 있다. 그래도 그 눈빛들이 너무나 순하고 착하다. 트레킹하는 중 한 번도 네팔인들이 서로 싸우는 걸 

본 적이 없다. 조금 있었더니 우리 포터 두 사람도 올라와서는 짐을 내렸다.
이제 안심을 해서 장난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내가 레쌈 삐리리를 불렀다. ‘레쌈 삐리리 레쌈 삐리리 우레러 자우끼 다라마 반장 레쌈 삐리리...’ 그러자 

포터들도 몇몇인가 따라 부르더니 모두가 합창을 했다. ...엠날래 번둑 두이날래 번둑 미르 거라이 따께꼬 미르거라이 머일레 따께꼬 호이너 마 야라이 

따께꼬...
레쌈 삐리리밖에 모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따라 불렀다. 한국인 트레커와 네팔 포터들의 합창이 두글라패스 정상에서 타르초를 흔드는 바람과 

함께 흘렀다. 그들도 노래를 부르면서 좀 더 즐거운 휴식시간이 되었길 바랐다.

여기서부터 로부체까지는 큰 고갯길이 없이 완만한 오르막이거나 거의 평평한 길이다. 난 포터에게 먼저 간다고 하고는 걸음을 빨리 했다. 혹여 나를 

찾지나 않을지 걱정이 되어서다. 주위가 모두 높은 산이어서 해는 이미 지고 기온도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가다보니 뒤에 따라오던 

포터 둘이 보이질 않는다... 어떻게 하나, 다시 내려가 보나.... 하고 있는데 멀리서 두 사람이 보인다. 사람을 의심하는 내 죄가 크다.

16:40분 마침내 로부체에 도착했다. 04;15분에 당낙을 출발한 지 열두 시간 반 만이다. 셀퍼 깐차가 나와 있다가 반가이 맞는다. 이어서 니마가 나오길래 

우리 숙소의 위치를 묻고는 난 포터를 기다려야 하니까 우선 박대장과 일행들에게 내가 무사히 도착했다는 걸 알려달라고 했더니 깐차가 자기가 포터를 

기다리겠다며 난 피곤할 테니 어서 들어가서 뜨거운 차라도 한 잔 하라고 한다. 몇 마디 주고받은 말이지만 정이 넘치는 마음들이다. 롯지에 들어가 보니 

박대장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뒤에 처진 일행들이 많이 늦는가 보다. 일행들에게 도착신고를 하고는 다시 깐차가 있는 곳엘 가니 수만이까지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도착한 두 사람의 포터(처음엔 부부인 줄 알았는데 수만이가 몇 마디 이야길 하더니 남매라고 한다)가 도착해서 배낭과 

카메라가방을 넘겨받았다. 내가 마음대로 정한 20달러에 10달러를 더해 30 달러를 주고는 악수를 하고도 모자라 힘껏 포옹을 했다. 누이에겐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단야 밧, 단야 밧~~’
이들이 아니었으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로부체에 도착할 수나 있었을까. 아니, 배낭과 카메라가방을 짊어지고 두글라패스를 넘을 수나 있었을까. 아마도 

두글라패스를 넘지도 못하고 탈진으로 쓰러졌을 것 같다. 난 그렇게 지쳐있었다. 신령님은 그런 내게 수호천사를 보내주셨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빙그레 

웃으며 내 요청에 수고비도 안 정하고 얼른 내 짐 받아 자기 짐에 얹어주는 수호천사를 보내주셨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도, 그때 정말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난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소름만 돋고 답이 안 나온다. 동기생들이 나를 찾아 나선다 

해도 내가 두글라코스로 간 줄은 아무도 모를 것이니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신령님, 고맙습니다...”

누군가 그랬다. 수고비를 너무 많이 줬다고 30달러면 여기 사람들 한 달 월급이라고.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가 어려울 때 받은 도움에 대해서는 

내 형편과 기준에 맞는 사례를 하는 게 옳다고 본다. 더구나 30달러면 내 기준으로도 오히려 적은 돈이다. 그래도 오늘 저녁 때 그분들이 나로 인한 

즐거운 이야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저녁식사를 하다말고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뒷산으로 튀어 올랐다. 창밖으로 붉게 물든 눕체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여기가 앉고 일어서는 것조차 

조심해야하는 해발고도 4,900미터나 되고 또 오늘 새벽부터 하루 종일 그렇게 걸어 지칠 대로 지쳐있었음에도 이런 풍경과 마주하면 난 아무 것도 모른다

그저 카메라의 미러를 올리고 셔터를 끊을 줄만 안다... 정말 난 아무 것도 모른다... 숨이 차 헉헉거리는 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이런 풍경 앞에서 

내가 사진을 찍을 줄 안다는 게 너무나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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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패스 정상의 빙하지대

이 빙하가 아직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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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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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3대 미봉의 하나인 아마다블람은 여기서 볼 때 그렇다.

남체나 히말라야 하이웨이에서 보는 아마다블람은 영 아니다.

오른쪽이 마랑프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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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체와 다보체가 서로 사귀듯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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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라패스를 넘어 종글라에 도착했다.(맨 아래 사진)

뒤돌아보며 저길 어떻게 넘어왔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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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가 차오르는 아마다블람을 많이 많이 찍었다.

포터들이 없으면 우린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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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두고 동료들은 쩌~~~어기에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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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부체에서 저녁밥을 먹다가 뛰어나가 찍은 눕체의 일몰-

아름답고 아름답다...

빛이 없어질 때까지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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