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철쭉 출사 기록[2부, 5월 2일 ]
컨텐츠 정보
- 468 조회
- 9 댓글
- 목록
본문
2부. 혹시나, 미련 때문에
이튿날, 다시 오른 길
다음 날.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이유는 단순했다.
“혹시나…”
그리고,
버리지 못한 “미련” 때문이었다.
구정봉으로 향하는 길,
철쭉은 여전히 덜 피어 있었고
어제의 바람과 냉기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리고 마주한 일출.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알던 ‘찬란한 일출’이 아니었다.
하늘은 선명하지 않았다.
빛은 퍼지지 못하고 흐릿하게 번졌다.
마치 색을 잃어버린 수채화처럼,
빛 바랜 필름 한 장처럼,
혹은 오래된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장면처럼
그날의 하늘은 생기를 잃은 채 서 있었다.
분명 해는 떠올랐지만
감동은 또렷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카메라를 들고, 서로의 자리를 양보하며
조금 더 나은 앵글을 위해 몸을 낮추고
누군가는 바람을 막아주고
누군가는 기다려주었다.
결과는 아쉬웠지만
과정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이틀 동안
우리는 완벽한 풍경 대신
서로를 담았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
좋은 자리를 먼저 내어주는 마음,
“오늘이 아니면, 내일이 있지”라고 말하는 여유.
그 안에는
사진보다 더 깊은 기록이 남아 있었다.
비록 이번 출사는
누군가의 기준에서는 ‘쪽박’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따뜻한 약속이 남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안다.
산은 언제든 다시 열리고,
철쭉은 반드시 만개하며,
그날의 ‘대박’은
언젠가 반드시 우리를 찾아온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는 또 간다.
2026년 5월 2일
한국산악사진가협회 홍보이사 전 치 옥
관련자료
댓글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