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를 쓰고 다녀온 지리 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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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연휴에 설악산 종주를 하고 난후에 지리산 종주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준비하였던 계획을 작년과 같은 연휴를 이용하여 실행에 옮기기로 하였다.
대둔산에 오를 적에 다쳤던 왼쪽 발목도 치료와 재활운동을 하였으나 약간 불안하여 우선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비박 장비를 빼고 대피소에서 자기로 하였다. 카메라는 X pan 45mm와 90mm, 필름 다섯 롤과 휴대용 디지털 카메라를 준비하였으며 마누라가 준비한 사과와 바나나 말린 것과 그 외 몇가지의 먹거리, 그리고 비상약품을 챙기고 옷가지는 예측할 수 없는 고산의 날씨이기에 충분히 준비를 하여 무게를 10kg 이내로 줄이려 하였었는데 그래도 12kg나 된다.
새벽 네 시에 마누라가 무사히 잘 다녀오라며 아중역으로 데려다 주어 광속단의 일행과 함께 발걸음도 경쾌하게 성삼재에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오르는 길이 보행하기 좋도록 잘 정비를 하여 전보다 쉽게 노고단에 도착하여 잠깐 쉬면서 몸을 추스르고 우리가 가야 할 천왕봉을 바라보며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려본다.
맑은 아침 햇살이 비추는 오솔길을 걸으며 우리 몸의 면역력과 살균력을 향상 시킨다는 피톤치드를 온 몸으로 한없이 쏘이며 걷는 상쾌함이란 말로 형언할 수 없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물맛이 좋기로 소문난 임걸령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땀을 빼며 오른 노루목에서 왼쪽으로 반야봉을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치며 삼도봉으로 오르는데 갑자기 왼쪽 발목에 이상 조짐이 보이기 시작을 한다.
약 550여개의 계단을 내려오는데 왼발을 디딜 때마다 발목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지만 참아가며 다다른 화개재에서 물파스를 뿌리고 하늘을 바라보니 뭉게구름이 신록과 어우러져 마음은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가는데 구름에 가려진 햇살은 나타나지 않고 가야할 길이 먼 일행들의 재촉으로 마음이 다급해지며 서둘러 배낭을 챙겨 따라가며 이것이 무슨 고행인가 싶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이제야 기를 쓰고 산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왜 발광을 하는지 모르겠다.
토끼봉을 치고 오르며 오른쪽 무릎에 힘을 많이 주어서인지 쥐가 나서 조심스럽게 마사지를 하고 뒤를 따르면서 연하천 대피소에서 상황이 좋지 않으면 탈출을 할까보다 하는 약한 마음이 앞서기 시작하며 갈등이 생긴다. 그러나 한번 시작한 일이니 최선은 다해야 할 것이 아닌가! 아이들은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닮아 간다는데 내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사랑스런 아들과 딸에게도 보이지 않는 교육이 될 것이다.
눈에 익은 명선봉 옆을 지나며 신록이 우거진 나무계단을 내려오며 몇 년 전에 눈이 많이 왔던 겨울에 사진촬영을 왔다가 허탕을 쳤던 기억이 살아나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으며 도착한 연하천 대피소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돌팔이 흉내라도 낼 요량으로 가지고 다니던 응급처치 가방에서 소염 진통제를 먹고 진통스프레이를 뿌려대니 조금은 덜 아프고 기운이 난다. 대피소 창구에 가서 이전에 계시던 소장님의 안부를 물으니 올 봄에 그만두었으며 일전에 천왕봉에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데모에 참석하신것을 보았다는데 연락처는 모른다는 말에 아쉬움이 남는다. 추운 겨울밤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녁을 함께하며 이야기 나눌 때에 정감어린 인간미가 넘치는 분이라고 느꼈었다.
키를 훨씬 넘는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는 숲속을 걸으며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산새들이 천상의 영롱한 소리로 들려주는 선율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기분이 상쾌해진다. 숲속을 나오자마자 수려하고 우람한 형제봉이 자리하고 있어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왼발을 디딜때마다 애린듯한 통증으로 힘이들지만 잘 다녀오라는 마누라와 아이들이 미소지으며 격려하던 말이 귀속에 맴돌며 힘이 생긴다. 괴롭고 어려울 때에 위로와 용기를 주고 힘들고 피곤할 때에 평화와 안식을 주는 가족이 있다는것이 아주 큰 버팀목이 되므로 가화만사성이라 하지 않는가! 가족들을 생각하며 한 시간 남짓 요령껏 걷다보니 벽소령 대피소에서 들리는 사람들 소리와 길섶에 노랗고 하얀 이름모를 야생화가 반기는데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다.
벽소령에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 속에서 여장을 풀고 하루를 무사히 지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성호경을 그리고 저녁을 먹는데 평소에 술을 먹지 않던 내가 소맥 한잔을 어찌나 맛있게 단숨에 마시니 함께한 팀원들이 모두 놀랜다. 지리 10경중에 벽소령의 달이 일품이라는데 보름달은 아니지만 상현달이 운해 속에서 얼굴을 내밀다가 사라지는 순간에 몇 장의 사진을 담아 보는데 기대한 만큼이나 제대로 나올지 모르겠다.
일행들과 아침 일찍 서둘러 오솔길을 지나며 오른쪽으로 운해 속에 펼쳐진 경관을 바라보며 걷는 걸음이 어제보다 가볍고 경쾌해지는 느낌이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걷는데 산악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뒤에서 뛰어와 좁은 산길이라 비껴 주느라고 산행의 리듬이 깨져 실망스럽다. 나름대로 즐거움은 있겠지만 산에서 뛰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자연을 음미하고 심폐 깊숙이 숲의 향기를 맡으며 활력소를 담아 삶을 재충전하러 산에 오지 않는가. 산행을 하며 체력이 70%정도 향상 되었다는 예수병원의 체력측정 검사결과를 지난 4월에 받고 신이 났었는데 실제로 20년 가까이 치던 골프를 그만두고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진 촬영으로 주말마다 산행을 하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중에 4일정도 한 시간 가량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하여 더욱 건강해졌고 나름대로 보람이 있는 것 같았다.
오름의 끝에 평생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 샘터에 묘 자리를 쓰면 지나가는 객이 물을 떠 마시면 자연히 고개를 숙이니 절을 받게 될 것이라는 가난한 선비의 전설이 남아있는 선비 샘에 도착하여 신록을 배경삼아 촬영을 먼저하고 부리나케 가방을 꾸리고 시원하게 한 모금을 마시니 선비님의 소원을 하나 들어준 샘이 되었다. 지리 주능선을 종주하는 중에 가장 힘들다는 선비 샘에서 세석대피소까지 두 시간 남짓 거리를 두고 오르고 내림이 계속되는 중에 다리는 계속 아프지만 약의 효과도 있고 요령이 생겨 어제보다는 수월하게 걸음이 옮겨진다. 힘들게 계단을 올라 영신봉을 지나 철쭉으로 유명한 세석평전의 대피소에 다다르니 철쭉은 다 떨어져 없고 많은 인파로 쉴 자리가 없는가 싶은데 다행스럽게도 멀리 한 쪽 구석에 일행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곳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혹시나 아는 사람이 없나 살펴보는데 그 많은 사람 중에 하나도 없어 약간 실망이다.
촛대봉에서 운해 속에 그리던 천왕봉이 연신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지며 한 참 동안 연출을 하여 카메라를 꺼내는데 팀원 중에서 “오분 후에 출발!” 하며 발길을 재촉하고 셔터를 누르기도 전에 출발한다. 비교적 순탄한 코스라서 발걸음도 제법 가볍게 연하봉의 고사목을 비롯한 수려한 전망을 바라보며 장터목에 가까이 오니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고 이어 인산인해를 이룬 인파들이 장터를 방불케 한다. 말 그대로 장터목이다! 대피소 앞에 있는 나무의자에 걸터앉아 돌아온 길을 되새기며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팀원들이 내친김에 일정을 앞당겨 천왕봉을 오르면 어떻겠느냐고 하기에 몇 번 다녀온 가락으로 참고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아 동의를 하고 제석봉을 향하여 걷기 시작을 한다.
작년보다도 계절이 앞당겨 지나가서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간간히 남아 있는 재석봉의 철쭉을 바라보며 내려올 때 역광으로 담아보리라는 생각을 가지며 천왕봉을 향하여 걷는다. 내려오는 등산객들과 어렵게 교행을 하며 통천문을 지나 바위로 이어진 암릉을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고대하던 천왕봉에 올라 잠시 생각에 잠기며 지난 가을에 며칠 동안 비박을 하였던 중봉을 바라보니 빨간 점처럼 몇몇 사람이 보인다. 서둘러 인파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내려오는데 예수성심회 수녀님들께서 힘들게 산행을 하시는 모습이 안타까워 같은 종교인으로서 몇 마디 격려를 보내니 오히려 따스한 대답이 돌아온다. 일행보다 뒤로 쳐져 내려오며 기대했던 역광은 아니지만 아쉬운 데로 연하봉을 바라보며 철쭉을 몇 컷을 담고 내려오니 나름대로 흐뭇해진다.
백무동으로 내려오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너덜 길을 힘이 들지만 정신 집중하고 스틱에 의지하며 한발 한발 내려온다. 마라톤 주자가 42.195km 을 달리다가 막판에 젖먹던 힘까지 죽을 힘을 다하여 달리는 것처럼 인생도 삶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참 샘의 달콤함에 피로를 잊고 있는데 동료 중에 한사람이 배낭을 대신 메겠다는 고마운 마음을 사양하며 먼저 출발하여 내려오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새기며 하동바위의 철다리에서 출렁거림으로 잠시 고통스러웠지만 무사히 백무동에 도착하여 일행들과 해냈다는 함성과 함께 서로 악수를 나누고 기념촬영으로 종주산행을 마쳤다.
대둔산에 오를 적에 다쳤던 왼쪽 발목도 치료와 재활운동을 하였으나 약간 불안하여 우선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비박 장비를 빼고 대피소에서 자기로 하였다. 카메라는 X pan 45mm와 90mm, 필름 다섯 롤과 휴대용 디지털 카메라를 준비하였으며 마누라가 준비한 사과와 바나나 말린 것과 그 외 몇가지의 먹거리, 그리고 비상약품을 챙기고 옷가지는 예측할 수 없는 고산의 날씨이기에 충분히 준비를 하여 무게를 10kg 이내로 줄이려 하였었는데 그래도 12kg나 된다.
새벽 네 시에 마누라가 무사히 잘 다녀오라며 아중역으로 데려다 주어 광속단의 일행과 함께 발걸음도 경쾌하게 성삼재에서 첫발을 내딛기 시작하였다. 오르는 길이 보행하기 좋도록 잘 정비를 하여 전보다 쉽게 노고단에 도착하여 잠깐 쉬면서 몸을 추스르고 우리가 가야 할 천왕봉을 바라보며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기도를 드려본다.
맑은 아침 햇살이 비추는 오솔길을 걸으며 우리 몸의 면역력과 살균력을 향상 시킨다는 피톤치드를 온 몸으로 한없이 쏘이며 걷는 상쾌함이란 말로 형언할 수 없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물맛이 좋기로 소문난 임걸령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땀을 빼며 오른 노루목에서 왼쪽으로 반야봉을 아쉬운 마음으로 지나치며 삼도봉으로 오르는데 갑자기 왼쪽 발목에 이상 조짐이 보이기 시작을 한다.
약 550여개의 계단을 내려오는데 왼발을 디딜 때마다 발목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지만 참아가며 다다른 화개재에서 물파스를 뿌리고 하늘을 바라보니 뭉게구름이 신록과 어우러져 마음은 저절로 카메라에 손이 가는데 구름에 가려진 햇살은 나타나지 않고 가야할 길이 먼 일행들의 재촉으로 마음이 다급해지며 서둘러 배낭을 챙겨 따라가며 이것이 무슨 고행인가 싶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이제야 기를 쓰고 산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왜 발광을 하는지 모르겠다.
토끼봉을 치고 오르며 오른쪽 무릎에 힘을 많이 주어서인지 쥐가 나서 조심스럽게 마사지를 하고 뒤를 따르면서 연하천 대피소에서 상황이 좋지 않으면 탈출을 할까보다 하는 약한 마음이 앞서기 시작하며 갈등이 생긴다. 그러나 한번 시작한 일이니 최선은 다해야 할 것이 아닌가! 아이들은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닮아 간다는데 내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사랑스런 아들과 딸에게도 보이지 않는 교육이 될 것이다.
눈에 익은 명선봉 옆을 지나며 신록이 우거진 나무계단을 내려오며 몇 년 전에 눈이 많이 왔던 겨울에 사진촬영을 왔다가 허탕을 쳤던 기억이 살아나 나도 모르게 미소를 머금으며 도착한 연하천 대피소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돌팔이 흉내라도 낼 요량으로 가지고 다니던 응급처치 가방에서 소염 진통제를 먹고 진통스프레이를 뿌려대니 조금은 덜 아프고 기운이 난다. 대피소 창구에 가서 이전에 계시던 소장님의 안부를 물으니 올 봄에 그만두었으며 일전에 천왕봉에서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데모에 참석하신것을 보았다는데 연락처는 모른다는 말에 아쉬움이 남는다. 추운 겨울밤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녁을 함께하며 이야기 나눌 때에 정감어린 인간미가 넘치는 분이라고 느꼈었다.
키를 훨씬 넘는 나무들이 햇빛을 가려주는 숲속을 걸으며 지금까지 들어보지도 못한 산새들이 천상의 영롱한 소리로 들려주는 선율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 기분이 상쾌해진다. 숲속을 나오자마자 수려하고 우람한 형제봉이 자리하고 있어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왼발을 디딜때마다 애린듯한 통증으로 힘이들지만 잘 다녀오라는 마누라와 아이들이 미소지으며 격려하던 말이 귀속에 맴돌며 힘이 생긴다. 괴롭고 어려울 때에 위로와 용기를 주고 힘들고 피곤할 때에 평화와 안식을 주는 가족이 있다는것이 아주 큰 버팀목이 되므로 가화만사성이라 하지 않는가! 가족들을 생각하며 한 시간 남짓 요령껏 걷다보니 벽소령 대피소에서 들리는 사람들 소리와 길섶에 노랗고 하얀 이름모를 야생화가 반기는데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다.
벽소령에 도착하여 많은 사람들 속에서 여장을 풀고 하루를 무사히 지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성호경을 그리고 저녁을 먹는데 평소에 술을 먹지 않던 내가 소맥 한잔을 어찌나 맛있게 단숨에 마시니 함께한 팀원들이 모두 놀랜다. 지리 10경중에 벽소령의 달이 일품이라는데 보름달은 아니지만 상현달이 운해 속에서 얼굴을 내밀다가 사라지는 순간에 몇 장의 사진을 담아 보는데 기대한 만큼이나 제대로 나올지 모르겠다.
일행들과 아침 일찍 서둘러 오솔길을 지나며 오른쪽으로 운해 속에 펼쳐진 경관을 바라보며 걷는 걸음이 어제보다 가볍고 경쾌해지는 느낌이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걷는데 산악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이 뒤에서 뛰어와 좁은 산길이라 비껴 주느라고 산행의 리듬이 깨져 실망스럽다. 나름대로 즐거움은 있겠지만 산에서 뛰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를 않는다. 자연을 음미하고 심폐 깊숙이 숲의 향기를 맡으며 활력소를 담아 삶을 재충전하러 산에 오지 않는가. 산행을 하며 체력이 70%정도 향상 되었다는 예수병원의 체력측정 검사결과를 지난 4월에 받고 신이 났었는데 실제로 20년 가까이 치던 골프를 그만두고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한 사진 촬영으로 주말마다 산행을 하고 체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중에 4일정도 한 시간 가량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운동을 하여 더욱 건강해졌고 나름대로 보람이 있는 것 같았다.
오름의 끝에 평생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 샘터에 묘 자리를 쓰면 지나가는 객이 물을 떠 마시면 자연히 고개를 숙이니 절을 받게 될 것이라는 가난한 선비의 전설이 남아있는 선비 샘에 도착하여 신록을 배경삼아 촬영을 먼저하고 부리나케 가방을 꾸리고 시원하게 한 모금을 마시니 선비님의 소원을 하나 들어준 샘이 되었다. 지리 주능선을 종주하는 중에 가장 힘들다는 선비 샘에서 세석대피소까지 두 시간 남짓 거리를 두고 오르고 내림이 계속되는 중에 다리는 계속 아프지만 약의 효과도 있고 요령이 생겨 어제보다는 수월하게 걸음이 옮겨진다. 힘들게 계단을 올라 영신봉을 지나 철쭉으로 유명한 세석평전의 대피소에 다다르니 철쭉은 다 떨어져 없고 많은 인파로 쉴 자리가 없는가 싶은데 다행스럽게도 멀리 한 쪽 구석에 일행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곳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혹시나 아는 사람이 없나 살펴보는데 그 많은 사람 중에 하나도 없어 약간 실망이다.
촛대봉에서 운해 속에 그리던 천왕봉이 연신 모습을 보였다가 사라지며 한 참 동안 연출을 하여 카메라를 꺼내는데 팀원 중에서 “오분 후에 출발!” 하며 발길을 재촉하고 셔터를 누르기도 전에 출발한다. 비교적 순탄한 코스라서 발걸음도 제법 가볍게 연하봉의 고사목을 비롯한 수려한 전망을 바라보며 장터목에 가까이 오니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리고 이어 인산인해를 이룬 인파들이 장터를 방불케 한다. 말 그대로 장터목이다! 대피소 앞에 있는 나무의자에 걸터앉아 돌아온 길을 되새기며 한숨을 돌리고 있는데 팀원들이 내친김에 일정을 앞당겨 천왕봉을 오르면 어떻겠느냐고 하기에 몇 번 다녀온 가락으로 참고 다녀 올 수 있을 것 같아 동의를 하고 제석봉을 향하여 걷기 시작을 한다.
작년보다도 계절이 앞당겨 지나가서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간간히 남아 있는 재석봉의 철쭉을 바라보며 내려올 때 역광으로 담아보리라는 생각을 가지며 천왕봉을 향하여 걷는다. 내려오는 등산객들과 어렵게 교행을 하며 통천문을 지나 바위로 이어진 암릉을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고대하던 천왕봉에 올라 잠시 생각에 잠기며 지난 가을에 며칠 동안 비박을 하였던 중봉을 바라보니 빨간 점처럼 몇몇 사람이 보인다. 서둘러 인파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내려오는데 예수성심회 수녀님들께서 힘들게 산행을 하시는 모습이 안타까워 같은 종교인으로서 몇 마디 격려를 보내니 오히려 따스한 대답이 돌아온다. 일행보다 뒤로 쳐져 내려오며 기대했던 역광은 아니지만 아쉬운 데로 연하봉을 바라보며 철쭉을 몇 컷을 담고 내려오니 나름대로 흐뭇해진다.
백무동으로 내려오는데 끝없이 이어지는 너덜 길을 힘이 들지만 정신 집중하고 스틱에 의지하며 한발 한발 내려온다. 마라톤 주자가 42.195km 을 달리다가 막판에 젖먹던 힘까지 죽을 힘을 다하여 달리는 것처럼 인생도 삶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는가! 참 샘의 달콤함에 피로를 잊고 있는데 동료 중에 한사람이 배낭을 대신 메겠다는 고마운 마음을 사양하며 먼저 출발하여 내려오면서 삶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새기며 하동바위의 철다리에서 출렁거림으로 잠시 고통스러웠지만 무사히 백무동에 도착하여 일행들과 해냈다는 함성과 함께 서로 악수를 나누고 기념촬영으로 종주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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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4
김도호/정산님의 댓글
먼저 종주산행이루심을 축하드립니다.
지난해 설악을 함께 하였기에 이번 지리종주도 무사히 마치시리라 믿었습니다.
이번 여름 저도 지리 사진종주를 할 예정입니다.
다만 출발이 일반종주일지 태극종주일지 그것만 정해지지안앗습니다.
2명 내지 3명이서 함께 종주하게될것같습니다.
어릴적 딱 한번 종주해보고 아직 종주 못해봤습니다.
대단한 각오를 하고 출발해야할것같은데, 잘 될련지모르겠습니다.
렌즈는 두개 내지 세개 정도인데,
전체무게는 20킬로가 넘으면 곤란할것같은데 걱정이앞섭니다.
하지만 종주생각만 하면 반야봉에서 저녁과 아침을 맞는다 생각하면
자꾸만 흥분이됩니다.
수고하시고 힘든역경 이겨내심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아프신 다리도 빨리완쾌하셔서 무리없이 호남정맥에 임하시구요.
참 산행기 너무나 멋집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
지난해 설악을 함께 하였기에 이번 지리종주도 무사히 마치시리라 믿었습니다.
이번 여름 저도 지리 사진종주를 할 예정입니다.
다만 출발이 일반종주일지 태극종주일지 그것만 정해지지안앗습니다.
2명 내지 3명이서 함께 종주하게될것같습니다.
어릴적 딱 한번 종주해보고 아직 종주 못해봤습니다.
대단한 각오를 하고 출발해야할것같은데, 잘 될련지모르겠습니다.
렌즈는 두개 내지 세개 정도인데,
전체무게는 20킬로가 넘으면 곤란할것같은데 걱정이앞섭니다.
하지만 종주생각만 하면 반야봉에서 저녁과 아침을 맞는다 생각하면
자꾸만 흥분이됩니다.
수고하시고 힘든역경 이겨내심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아프신 다리도 빨리완쾌하셔서 무리없이 호남정맥에 임하시구요.
참 산행기 너무나 멋집니다.
감사히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