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노출도 못맟추니???

컨텐츠 정보

본문

쩝~~~
내가 봐도 한심스러운 촬영이었다.


물론 카메라를 손에서 놓은지 7년만에 다시 잡았고 먼곳으로 나설 상황이 안됐기 때문에 답답해서 집 주변이나 서울시내에서 뱅글뱅글 돌면서 꽃과 식물을 찍으러 다니다가 산에 올라간지 9년만인 2014년 10월 구봉산을 간 것이다.


여기 산악사진가협회의 회원인 김학래씨라는 분이 나와 오랬동안 사진으로 인연을 맺었던 관계로 큰 맘을 먹고서 가지고 있던 중형 필름카메라 펜탁스 645N과 몇가지 렌즈를 준비한 이후에 진안 구봉산 가을 일출 촬영을 가자는 말에 기분좋게 폼잡으며 덜렁덜렁 따라나섰다.


영감님들이 듣는다면 지게 작대기로 비오는날 먼지가 나도록 얻어 터질 소리지만 예전보다 나이를 더 드셨는지... 체력이 떨어졌는지... 이른 새벽에 올라가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고 촬영하면서 실수도 많이 했다.


일단 촬영 후 나온 필름 현상 노출 상태가 상당히 부족한 것을 보고 "내가 노출을 이렇게 못맞췄나?" 싶을 정도였으며 이 사진을 두고서 상당 기간 마음 고생을 했던 기억이 생생한 것은 내가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었다는 믿음을 이날 촬영에서 여지 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펜탁스645N 마운트로 개조한 롤라이 6008용 Carl Zeiss Distagon PQ40mm F4.0HFT 렌즈로 찍은 사진은 눈뜨고 볼 수가 없을 지경이었고 그나마 렌즈 마운트를 개조한 롤라이 6008용 Schneider Variogon PQ75-150 F4.5HFT로 촬영한 이 사진이 그나마 쓸만했으나 노출이 거의  -1.3~1.7정도 부족해서 드럼스캔 오퍼레이터에게 노출과 계조를 잘 맞춰달라고 몇번을 신신당부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나는 평균측광으로 찍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스포트 측광으로 셋팅이 된 것 같았으며 그런 기초적인 사항도 점검하지 못한 것을 보면 오랜 세월 나의 세계를 떠났던 후유증이 컸음을 느꼈고 아무리 개조해서 익숙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좋은 렌즈를 망신시킨 하루였다.


촬영데이터
카메라: PENTAX 645N
렌즈: Schneider Variogon PQ75-150 F4.5HFT
노출: f16, AE
삼각대: GITZO-G1370
필름: RVP50
SCANNER: DC3900
데이터용량: 175.90Mb(TIFF/JPG)
촬영시기: 2015년 10월
장소: 전북 진안군 구봉산
저작권: Copyrightⓒ Photographer Lee sungil. All Rights Reserved.

관련자료

댓글 8
알림 0